동시를 좋아하는 탓이지만...
정호승 시인의 동시를 보면 몰려오는 이 알수 없는 멀미는... ...
(2011년 11월 7일)

정호승 동시 모음

 

사 과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 
사과에 벌레먹은 자리가 크다
간밤에
배고픈 별들이
한 입 베어먹고 갔다
 





보신탕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 바둑이를 키우고 나서부터
아빠를 따라가
몇 번 보신탕을 먹은 게 후회스럽다
바둑아
내 잘못이 아니다
아빠 잘못이다 

    

 

개불알꽃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정호승

개불알꽃을 보았다
우리집 바둑이의 불알과 너무나 닮았다
바둑이는 좋겠다
불알에도 꽃이피니까 

 

눈사람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눈 오는 밤에는
이불을 덮지 않는다
런닝셔츠도 벗고
팬티도 벗고
알몸으로 잠이든다
이튿날 아침
눈사람이 될 나를 위하여 


 

고추잠자리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엄마가 장독대 고추장을 퍼담고
그만 장독 뚜껑을 닫지 않았다
감나무 가지 끝에 앉아 있던
고추잠자리 한 마리
우리집 고추장을 훔쳐먹고
더 새빨개졌다 



기 린

           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 기린은
욕심이
좀 많은가봐
목에
꽃다발을
많이 걸려고
저렇게 목이 긴 거야 

 

달팽이

     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이슬비 그친 뒤
양재천에 가서 달리기를 하다가
나도 모르게 그만 달팽이를 밟아버렸다
내 발에 밟힐 때
온 몸이 으깨어지면서
달팽이는 얼마나 아팠을까
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
나는 달팽이한테 너무 너무 미안해서
자정이 넘도록
기어나오지 말라고 해도 자꾸
기어나오는 달팽이들을
일일이 손으로 집어
수풀 속으로 던져주었다 

           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

참 새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정호승

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
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
나는 새한테 말했다
참새가 되어야 한다고

 

Posted by 영웅전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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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풀칠아비 2011.11.07 12:50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덕분에 아름다운 동시 잘 읽고 갑니다.
    읽어버렸던 뭔가를 잠시라도 생각하게 됩니다.
    잘 보고 갑니다.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.

  2. portable car dvd player 2011.11.09 11:37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오~ 홈페이지는 정말 멋지군요+_+

  3. ^^ 2011.12.01 08:38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진지하게 생기셨던데
    정호승 시인님....
    너무 재밌으시네요ㅎㅎ

  4. ^^ 2011.12.01 08:43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진지하게 생기셨던데
    정호승 시인님....
    너무 재밌으시네요ㅎㅎ

  5. 이채은 2011.12.13 09:12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너무 재밌네요 +_+

  6. 모지? 2011.12.13 22:38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ㅋㅋ 잼다

  7. 짤주~~ 2011.12.14 22:30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잼이 있어여~~~`^^

  8. 2011.12.15 19:32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잘 보고 가요~~

  9. Ekiosku.com jual beli online aman menyenangkan 2013.01.25 02:53 신고  댓글주소  수정/삭제  댓글쓰기

    친구들과 통기타 들고 다니며 흥얼거리던 이 노래의 배경에
    고흐의 '별이 빛나는 밤'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.
    노래가 달리 들리는 것 같습니다.
    몇 번을 다시 듣고 갑니다.
    좋은 잘 보고 갑니다.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.